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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Think)/감각 (Sense)

Rick Owens 소파에 누워 인터뷰한 릭 오웬스

Rick Owens가 증명한 ‘다름의 가치’


프롤로그:  이상한 인터뷰 한 편

요즘 유튜브에는  인터뷰 영상 하나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릭 오웬스(Rick Owens).
그는 세계 패션계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보그(Vogue)』의 편집장 앙드레 레옹 탤리(André Leon Talley) 앞에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가 이상합니다. 정자세로 앉아 있지 않고, 소파에 반쯤 누워 있는 겁니다.
그의 태도는 건방지지도, 두렵지도 않은 묘한 여유로움이었습니다.
글로벌 패션 제국을 운영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1. 반전의 서사

릭 오웬스의 브랜드 Owenscorp Italia는 2023년 기준 1억 3천만 유로(약 1,9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직영 매장은 파리, 런던, 도쿄 등 전 세계 8개 도시에 있고, 수백 명의 직원이 일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그는 대기업 투자나 외부 자본 없이 100% 독립 경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의 성장 곡선은 더욱 흥미롭습니다.
2010년 400억 원 → 2012년 700억 원 → 2013년 1,000억 원 돌파.
이후로도 매년 15~20%의 성장을 이어왔습니다.
그는 유행을 거스르며, 오히려 ‘트렌드를 무시하는 것’으로 성장했습니다.
 

Rick Owens ❘ Spring/Summer 2025 ❘ Paris Fashion Week

2. 정규 교육도 받지 못한, LA의 무명 청년

릭 오웬스는 1961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시골, 포터빌에서 태어났습니다.
멕시코계 어머니와 보수적인 가톨릭 가정에서 자라며, 조용하고 섬세하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계집애 같다”는 놀림을 받았습니다.
그는 미술대학을 중퇴했고, 재봉 학원에서 옷을 배우며 명품 짝퉁 공장에서 일했습니다.
 

 
그런 그가 훗날 ‘패션계의 다크 로드(Dark Lord of Fashion)’라 불리게 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3. 인생을 바꾼 전화

1997년, 무명 디자이너였던 그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저는 앙드레 레옹 탤리입니다. 당신의 옷을 봤어요. 안나 윈투어를 만나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보그의 전설적 인물 탤리, 그리고 그가 말한 ‘안나 윈투어’—
패션계의 절대 권력자이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실제 모델인 인물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흥분했을 겁니다.
 

 

하지만 릭은 잠시 생각했습니다.
“내 옷이 그 세계에 속하지 않는 것 같아요. 조용히 내 일을 계속하겠습니다.”
이 한마디는 단순한 겸손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자기 세계를 지키는 것’이 기회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16년 전, 한 패션 디자이너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너무 많은 옷을 산다.”
 



그의 이름은 릭 오웬스(Rick Owens).
패션계에서는 ‘어둠의 군주(Lord of Darkness)’라 불립니다.
그 별명은 과장이 아니다.
예순넷이 된 지금도 그는 여전히 긴 검은 머리를 늘어뜨리고, 온통 검은 옷만 입죠.
그가 만든 옷 역시 그렇다 — 어둡고, 비대칭적이며, 불안할 만큼 정직하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나요
보통 이런 고집은 대중과 거리를 만들기 마련이죠.
하지만 릭 오웬스의 고집은 반대로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세상의 질서를 거꾸로 걷는 사람
 


 


그의 브랜드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253만 명에 이릅니다.
BTS의 뷔, 지드래곤, 그리고 수많은 예술가들이 그의 옷을 입습니다.
공간 디렉터들은 “릭 오웬스의 옷에서 공간의 질서를 배운다”고 말합니다.
 



검은색만을 고집하는 남자의 세계는 어쩌면 하나의 철학적 제안일 수 있습니다.
그에게 옷은 단순한 피복이 아니라, ‘덜 소비하고 더 오래 존재하라’는 메시지입니다.
그는 유행을 부정함으로써, 오히려 시대를 대표하게 된셈이죠. 
그의 반항은 파괴가 아니라 질문의 형태인거죠.

“왜 우리는 이렇게 많은 것을 가져야만 행복하다고 믿을까?”
 



반항으로 성장한 철학

릭 오웬스의 성장사는 그 질문의 뿌리를 보여줍니다.
그는 젊은 시절, 고전적 미의 기준을 거부했습니다.
그의 런웨이엔 ‘완벽한 몸’ 대신, ‘불완전한 인간’이 섰다.
모델들은 비틀거리고, 조명은 불안정하며, 음악은 불협화음을 냈다.
 




그 혼란의 무대 위에서 그는 오히려 질서를 만들었다.
그 질서는 “다름의 질서”였다.
세상이 요구하는 완벽함이 아닌, 인간의 결함을 인정하는 아름다움.

그래서 그의 디자인은 옷이 아니라 태도에 가깝다.
그는 말합니다.

“나는 패션을 만드는 게 아니라, 세상을 입힌다.”

릭 오웬스의 검은색은 단순한 색이 압니다.
그는 세상을 거부함으로써, 세상과 가장 깊이 연결된 디자이너가 된거죠.
그리고 그가 남긴 한 문장

“사람들은 너무 많은 옷을 산다.”
그 말은 결국 이렇게 들립니다..
 
“너무 많은 걸 가지려 하지 말고, 네가 진짜 원하는 걸 입어라.”


 

4. ‘이상한 디자이너’의 일곱 가지 철학

① “옷을 적게 사세요.”
“대신 운동을 하세요. 건강한 몸이 어떤 옷보다 멋집니다.”
패션 디자이너가 ‘덜 사라’고 말합니다. 이건 판매가 아니라 철학의 선언이었습니다.
② “검정색만 씁니다.”
30년째 같은 색. 유행색을 거부하고 검정·회색·아이보리만을 사용합니다.
그의 컬렉션은 언제 봐도 유행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③ “대량생산은 하지 않습니다.”
오직 이탈리아 한 곳의 공장에서만 생산합니다. 수량보다 품질, 속도보다 완성도를 택했습니다.
④ “완벽하지 않아도 됩니다.”
올이 풀린 옷단, 삐뚤어진 재단—그는 일부러 그대로 둡니다.
“흠집이 있어야 인간적이니까요.”
⑤ “광고하지 않습니다.”
유명 셀럽, 대형 캠페인 없음. 대신 입소문이 브랜드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었습니다.
⑥ “대기업의 돈을 거절합니다.”
루이비통, 구찌 등 거대 자본의 제안을 모두 거절했습니다.
“돈보다 자유가 중요하다”는 이유였습니다.
⑦ “유행을 따르지 않습니다.”
“유행을 따르면 일회용이 됩니다. 우리는 느리고, 낯설고, 오래 가야 합니다.”


5. MZ세대가 60대 디자이너에게 열광

릭 오웬스를 가장 먼저 알아본 건 래퍼들이었습니다.
플레이보이 카티, 에이셉 라키, 트래비스 스콧—그들은 모두 릭의 옷을 입고 무대에 섰습니다.
그들이 그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1. 남들과 다르고 싶어서
2. 오래 입을 수 있어서
3. 진짜를 원해서
그가 만든 옷은 유행이 아닌 태도였습니다.
“다름이 곧 정체성”이라는 메시지.
그래서 28년 전 소파에 누워 있던 그의 영상이 오늘날 젊은 세대에게 다시 회자되는 겁니다.
그 자세 하나가 ‘시스템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선언’처럼 보였던 것이죠.


6. Rick Owens의 방식

“양떼가 되지 마세요.”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하는 것, 트렌드만 쫓는 것, 안전한 선택만 반복하는 것입니다.
릭 오웬스식 경영은 다릅니다.
 


자기 철학을 지키고, 느리더라도 지속가능하게 가며, 독립성을 유지하고, 품질로 신뢰를 쌓습니다.
그의 방식은 단순하지만 강력합니다.
고객 모두를 만족시키려 하지 않기. 완벽하지 않아도 진정성으로 승부하기.
이건 패션의 전략이 아니라, 생존의 원칙에 가깝습니다.


7. AI 시대에 더 빛나는 ‘다름의 가치’

AI는 평균을 만듭니다. 데이터가 증명하고, 다수가 선호하는 방향으로 수렴하죠.
그 결과는 효율적이지만, 특별하지 않습니다.
릭 오웬스는 정반대의 길을 택했습니다.
그는 불편하지만 잊히지 않는 옷을 만들고, 예측할 수 없지만 오래 남는 감정을 남깁니다.
그가 만든 세계는 알고리즘이 계산할 수 없는 감성의 영역입니다.


에필로그: 당신의 ‘소파’는 무엇입니까?

1997년, 한 무명 청년이 패션계의 전설 앞에서 소파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리고 28년이 지난 지금, 그는 그때의 자세 그대로 세상에 자신의 철학을 증명했습니다.
그의 성공은 단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남들과 다르게 하되, 일관되게 하라.”
이제 당신에게 묻습니다.
- 당신만의 ‘검정색’은 무엇입니까?
- 당신만의 ‘소파’는 무엇입니까?
- 당신의 ‘1997년’은 언제입니까?
양떼가 되지 않아도, 아니 양떼가 되지 않기에—
당신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다름은 리스크가 아니라, 존재의 증거입니다.


📌 Rick Owens가 남긴 10가지 교훈

  1. 모두를 만족시키려 하지 마라
  2. 트렌드보다 철학을 따르라
  3. 독립성을 지켜라
  4. 품질에 타협하지 마라
  5. 느려도 꾸준히 가라
  6. 불완전함을 받아들여라
  7. 진정성 있게 소통하라
  8. 희소가치를 관리하라
  9. 장기적 관점을 가져라

 
 
 

릭 오웬스의 대안적 미학 벨라 프로이트의 패션 뉴로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