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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행진 (Sheep Parade)/서문 (Prologue)

서론: 양들의 행진

 

AI가 목자가 된 시대, 당신은 양으로 남을 것인가

모두가 똑똑해진 시대의 딜레마

오늘 아침, 당신은 AI에게 무엇을 물었습니까?
"이번 분기 마케팅 전략을 짜줘"
"우리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를 분석해줘"
"투자 유치 프레젠테이션 구성을 추천해줘"

 

AI가 목자인가

 

불과 3초. 당신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 사이, AI는 일류 컨설턴트도 감탄할 만한 답변을 내놓습니다. 체계적이고, 논리적이며, 데이터에 기반한 완벽한 답안입니다.
그런데 잠깐, 불안한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경쟁자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면? 그들도 같은 답을 받고 있다면?

AI가 모든 답을 아는 시대, 초등학생도 경로당의 김씨 할아버지도 프롬프트 몇 글자만 잘 적으면 하버드 MBA급의 완벽한 기획서를 얻을 수 있는 시대. 하지만 모두가 같은 AI의 답을 따라가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점점 더 비슷해지고 있습니다. 양털을 깎듯 AI가 우리의 생각을 정돈하고 다듬어주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 모두는 '잘 깎여진' 양떼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이미 양떼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현상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AI가 지금처럼 발전하지 않았던 불과 1-2년 전을 떠올려보십시오. 창업을 한다며, 성공을 한다며 내놓는 전략들은 어떠했습니까? 린 스타트업, MVP, 피벗, 그로스 해킹... 모두가 같은 책을 읽고, 같은 강연을 듣고, 같은 프레임워크를 따라했습니다.

스탠포드 MBA 교재를 베끼든, 실리콘밸리 성공 사례를 모방하든, 결국 우리가 만든 사업계획서들은 대동소이했습니다. 창업 경진대회에 나온 수십 개의 팀이 거의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우버형 비즈니스 모델", "에어비앤비식 공유경제", "유명 웹사이트의 비중이 작은 서비스 플랫폼을 벤치마킹해 집중하겠다는 플랫폼", "해외의 지역재생 사례를 모방하겠다는 비즈니스"; "고객이 불편함을 호소하지 않은 불편함을 해소하는 억지 창조된 BM "  등등...

하지만 그때는 그나마 변명거리가 있었습니다. 정보의 한계, 분석 도구의 부족, 인간적 실수의 가능성. 이런 것들이 오히려 다양성을 만들어냈습니다. 누군가는 정보를 놓쳤고, 누군가는 다르게 해석했으며, 누군가는 실수를 통해 우연한 발견을 했습니다.

 

AI가 만든 '완벽한 획일화'

이제 AI가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과거에는 평범한 전략만 복제되었다면, 이제는 고도의 전략까지 일반화되었습니다. 과거에는 표면적인 모방에 그쳤다면, 이제는 심층적인 분석까지 똑같아졌습니다. AI는 수억 개의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전략'을 도출하고, 우리 모두는 그 '최적의 전략'을 받아듭니다.

더 무서운 것은, 이 전략들이 실제로 그럴듯하다는 것입니다. 아니, 그럴듯한 정도가 아니라 정말로 훌륭합니다. 논리적 허점이 없고, 데이터로 뒷받침되며, 실행 계획까지 완벽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안심합니다. "이렇게 완벽한 전략이라면 성공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하지만 모두가 같은 '완벽한 전략'을 들고 출발선에 서 있다면, 과연 누가 결승선에 먼저 도착할까요?

 

완벽함이 일반화된 미래 지도 위의 인간

지도와 여행자: 간과된 진실

여기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근본적인 진실이 하나 있습니다.
아무리 정교한 지도가 있어도, 실제로 길을 걷는 것은 사람입니다. 아무리 완벽한 레시피가 있어도, 요리를 하는 것은 각자의 손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훌륭한 전략이 있어도,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저마다 다른 인격과 경험을 가진 인간입니다.

AI는 "파리까지 가는 최적 경로"를 알려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는 당신이 왜 파리에 가고 싶은지, 그 길에서 무엇을 느낄지, 예상치 못한 골목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는 모릅니다. AI는 당신의 발걸음의 속도를, 숨이 차오를 때의 망설임을, 낯선 풍경 앞에서의 설렘을 계산하지 못합니다.

같은 지도를 들고도 어떤 이는 직진하고, 어떤 이는 우회합니다. 어떤 이는 뛰어가고, 어떤 이는 걸어갑니다. 어떤 이는 혼자 가고, 어떤 이는 동행을 찾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차이가, 이 인간적인 변수가, 결국 다른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양떼 효과: 모두가 옳은 길로 가는 순간

행동경제학에는 '군집 행동(Herd Behavior)'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개인이 독립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다수의 행동을 따라가는 현상입니다. 과거에는 이것이 정보 부족 때문에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입니다. 너무나 완벽한 정보, 너무나 정확한 답 때문에 우리는 양떼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우리가 AI를 통해 '차별화 전략'을 묻는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같은 도구에게 "어떻게 남들과 달라질 수 있을까?"를 묻고, 같은 답을 받아 실행합니다. 차별화를 위한 획일화, 이것이 우리 시대의 역설입니다.

 

 

복제된 아이디어

실행하는 인간, 그 불완전함의 가치

19세기 프로이센의 군사 전략가 헬무트 폰 몰트케(Helmuth von Moltke)는 한 "어떤 작전 계획도 적과의 첫 접촉 이후에는 살아남지 못한다(No plan of operations extends with any certainty beyond the first contact with the main hostile force)" 그리고 경영 현장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전략은 실행 전까지만 완벽하다.“

 

아무리 완벽한 계획도 현실과 부딪치는 순간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를 만드는 것은 바로 인간입니다. 우리의 직관, 감정, 관계, 우연, 실수, 그리고 때로는 비합리적인 고집까지도.

AI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면 응대 시간을 줄여라"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어떤 창업자는 오히려 고객과 더 오래 대화하기로 결정합니다. 비효율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진짜 니즈를 발견합니다.
AI는 "비용을 최소화하라"고 제안합니다. 하지만 어떤 기업가는 오히려 품질에 과도한 투자를 합니다. 비합리적이지만, 그것이 브랜드 정체성이 됩니다.
AI는 "시장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라"고 가이드합니다. 하지만 어떤 혁신가는 "시장이 아직 모르는 것"을 만듭니다. 무모해 보이지만, 그것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합니다.

불완전함의 미학, 그리고 힘

일본에는 '와비사비(侘寂)'라는 미학이 있습니다. 불완전함과 무상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철학입니다. 깨진 도자기를 금으로 이어 붙이는 '킨츠기(金継ぎ)'도 같은 맥락입니다. 완벽하지 않기에 오히려 유일무이한 가치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비즈니스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사상 게임 체인저가 된 기업들을 보십시오. 그들은 당시의 '최적 전략'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이며, 때로는 무모해 보이는 선택을 했습니다.

 

와비사비


온라인 서점이 오프라인 서점보다 비효율적이라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소셜 미디어가 시간 낭비라고 비웃음 받던 때가 있었습니다. 전기차가 장난감 취급받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데이터가 말하는 '정답'이 아닌, 직관이 가리키는 '의문'을 따랐다는 것입니다.

이 책이 담은 세 가지 통찰

『"양들의 행진"』은 AI 시대의 역설적 생존 전략을 제시합니다.

첫 번째 통찰: 전략보다 중요한 것은 전략가다
"최고의 지도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지도 없이도 길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전략 자체는 이제 상품이 되었습니다. 누구나 살 수 있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략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변형하고, 때로는 버릴 줄 아는 능력은 여전히 희소합니다.
이 책은 '전략적 주체성'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AI의 조언을 듣되, 결정은 인간이 내려야 한다는 것. 데이터를 참고하되, 직관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두 번째 통찰: 실행의 개성이 결과의 차이를 만든다
"같은 악보를 연주해도 피아니스트마다 다른 음악이 나오는 이유"
백 명의 창업자에게 같은 사업 아이템을 주어도, 백 개의 다른 기업이 탄생합니다. 왜일까요? 실행하는 사람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각자의 성격, 가치관, 경험, 네트워크, 그리고 운까지도 결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 책은 '실행의 지문'이라는 개념을 제시합니다. 당신만의 독특한 실행 방식, 그것이 진정한 차별화의 원천이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 통찰: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AI가 모든 답을 알 때, 질문할 줄 아는 능력이 경쟁력이 된다"
AI는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혁신은 과거에 없던 것을 만드는 일입니다. 데이터가 "불가능"이라고 말할 때, "한번 해보자"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이 인간만이 가진 특권입니다.

2025년, 당신 앞에 놓인 선택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AI에게 묻고 있습니다. "성공하는 방법을 알려줘." 그리고 AI는 성실하게 답합니다. 검증된 방법론, 성공 사례, 최적화된 프로세스...
하지만 잊지 마십시오. AI가 그려준 지도는 출발점일 뿐입니다. 실제로 그 길을 걷는 것은 당신입니다. 당신의 두 발로, 당신의 속도로, 당신만의 리듬으로.
때로는 지도에 없는 샛길로 빠질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목적지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아예 새로운 길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인간이 가진 특권이자, AI가 절대 모방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지도 밖으로 나가는 인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양들의 행진"』은 AI를 부정하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AI 시대를 더 인간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이 책은 당신에게 묻습니다:

  • 당신은 전략을 '소비'하는 사람입니까, '창조'하는 사람입니까?
  • 당신은 AI의 답을 '복사'합니까, '재해석'합니까?
  • 당신은 효율성만 추구합니까, 의미도 추구합니까?
  • 당신은 안전한 다수를 따릅니까, 불확실한 소수가 되겠습니까?

무엇보다 이 책은 '인간다움의 경쟁력'을 재발견하게 합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대체할 수 없는 것들 - 열정, 고집, 직관, 관계, 스토리, 그리고 때로는 비합리적인 믿음까지도.

 

양떼에서 목자의 되는 길로

양떼는 목자를 따릅니다. 그런데 이제 그 목자가 AI가 되었습니다. 모두가 같은 목자의 신호를 따라 같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책 제목 『"양들의 행진"』은 바로 이런 획일화된 우리에 대한 우려이자 경고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양떼 중 한 마리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자신만의 길을 가는 양이 될것이가.

자신만의 길을 선택해가며 나아가는 것은 고독합니다.

 

무리에서 벗어난 양


앞서 가야 하고, 방향을 결정해야 하며,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리더십이고, 창업가 정신이며, 혁신의 본질입니다.
AI는 훌륭한 지도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지도는 지도일 뿐입니다. 여행을 떠나는 것은, 길을 걷는 것은, 풍경을 느끼는 것은,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은 오직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 책 『"양들의 행진"』은 당신이 양떼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방향을 제시하며, 동행하고자 합니다.
‘양들의 행진’은 계속 될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다를 수 있습니다.

stray sheep


지금, 첫걸음을 내딛으십시오.
당신만의 길을, 당신만의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