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라는 단어는 매혹적이다. 규모가 커진다는 것은 마치 능력이 커진다는 뜻처럼 들린다. 매출이 늘어난다는 것은 곧 안정된 미래로 연결될 것만 같다. 하지만 현장을 오래 바라본 사람들은 안다. 성장은 단순한 양적 확대가 아니라, 조직의 정체성이 교체되는 과정이라는 것을.

 

맥킨지가 수천 개 기업을 추적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제품을 성공적으로 만들고 시장에 안착한 기업 10곳 중 8곳이 스케일업 단계에서 무너진다. 더 놀라운 건 실패 원인이다. 기술이 부족해서? 시장이 나빠서? 아니다. 투자자들은 자신의 포트폴리오 실패 원인의 절반 이상을 '조직 문제'로 꼽는다.

미국 스타트업 10곳 중 9곳은 결국 사라진다. 첫 해를 넘기는 기업은 5곳 중 4곳이다. 10년을 버티는 기업은 3곳이 채 안 된다.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이 되는 확률은 1%도 안 된다. 그런데 유니콘이 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있다. 유니콘을 유지하는 것이다.

스케일업이 시작되는 순간, 기업은 더는 이전의 기업이 아니다. 문화도 달라지고, 감각도 무뎌지고, 속도도 느려지고, 품질도 흔들린다. 마치 작은 생명체가 갑자기 다른 종으로 변하는 것처럼, 기업은 근본적인 변화를 겪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