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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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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없는 경영: AI 시대, 우리는 무엇으로 성공을 재야 하는가 7-1 숫자 없는 경영: AI 시대, 우리는 무엇으로 성공을 재야 하는가1. 숫자가 너무 많아진 시대, 진짜 중요한 건 사라지고 있다지금 대부분의 회의실 풍경은 비슷하다. 대형 화면에는 매출, 전환율, 이탈률, NPS, LTV 같은 지표들이 그래프로 떠 있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라는 말이 거의 주문처럼 반복된다. 여기에 AI까지 합류하면서, 숫자는 더 정밀해지고 더 빠르게 계산된다. “어느 고객이 언제 이탈할지”, “어떤 타이밍에 어떤 메시지를 보내야 구매 확률이 오를지”까지 예측해 주는 시대다. 문제는 숫자 자체가 아니라, 숫자가 목표가 되는 순간이다. 원래 숫자는 현실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였는데, 언젠가부터 “이 숫자만 맞추면 된다”는 생각이 조직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당장 눈에 잡히..
평생 A/S라는 역발상: 고장 나야 돈 버는 시대의 반전 전략 6-4 평생 A/S라는 역발상: 고장 나야 돈 버는 시대의 반전 전략AI가 설계한 세계 vs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브랜드지금 기업의 회의실에서 인공지능은 이미 중요한 자리로 들어와 있다. 어떤 가격대, 어떤 기능 조합이 가장 잘 팔리는지, 고객이 몇 년 차에 불만을 느끼는지, 언제 “이제 바꿀 때가 됐지”라는 생각을 하는지까지 데이터로 보여준다. 교체 주기, 업그레이드 타이밍, 적정 내구성, 적당한 불편함. 이 모든 것이 손실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식 안에서 정리된다는 점에서 AI는 매우 유능한 조력자다. 필요하다면 비움이나 모자람, 불균형조차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설계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이 집중하고 싶은 지점은 따로 있다. AI가 어떤 전략을 말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그 전..
AI 최적화 시대의 ‘맛있는 편향’ 6-2 수제 맥주가 이기는 순간: AI 최적화 시대의 ‘맛있는 편향’한 잔의 맥주, 왜 다 비슷해졌을까맥주는 데이터로 설명하기 좋은 상품이다. 도수, 쓴맛, 색, 탄산감, 용량, 가격, 계절, 안주, 유통 채널까지 모두 숫자로 바꿀 수 있다. 그래서 대기업 맥주 회사들은 일찍부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무난하게 마실 수 있는 한 잔”을 찾아왔다. 평균 취향을 향해 쓴맛과 도수를 조정하고, 제조·물류·마케팅까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여기에 인공지능이 더해지면서 이 흐름은 더 강해졌다. 편의점 POS, 마트 판매 로그, 배달앱 주문, SNS 언급 데이터를 AI가 한 번에 읽어내면 곧바로 이런 식의 답을 내놓는다. “이 도수, 이 가격, 이 쓴맛, 이 패키지가 가장 잘 팔릴 ..
슬로우 패션 vs 패스트 패션, AI 시대에 왜 ‘느림’이 무기가 되는가 6-1 슬로우 패션 vs 패스트 패션, AI 시대에 왜 ‘느림’이 무기가 되는가옷장은 가득한데, 입을 옷은 없는 시대지금 패션 시장은 거의 게임처럼 돌아간다. 검색어와 해시태그, 장바구니와 클릭 수가 실시간으로 모이고, 이 데이터는 며칠 혹은 몇 주 안에 새 옷으로 변해 다시 화면에 올라온다. 초저가로 수천 가지를 쏟아내는 초(超)패스트 패션 플랫폼까지 합세하면서, 소비자는 언제든 손가락만 움직이면 새로운 옷을 살 수 있는 환경 속에 살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옷장은 꽉 찼는데, 정작 입을 옷이 없다.” 세일 때 충동적으로 샀지만 한두 번밖에 안 입은 옷, 유행이 너무 빨리 지나가 그대로 구석에 밀려난 셔츠, 작년과 재작년의 ‘신상’들이 켜켜이 쌓여 있는 옷장. ..
AI가 완벽을 만든 뒤, 세상은 실수에 열광할 것이다. 4.4 AI가 완벽을 만든 뒤, 세상은 실수에 열광할 것이다.듀오링고·리틀 문스·잭슨스 비프 저키인공지능이 브랜딩과 마케팅 전략을 설계하는 시대가 되었다. 광고 문구, 타깃 설정, 캠페인 일정까지 AI가 추천해 주면서 많은 기업이 비슷한 방향으로 쏠리고 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요즘 소비자의 머릿속에 남는 브랜드는 매끄럽게 최적화된 곳보다 어딘가 삐끗한 흔적이 있는 곳인 경우가 많다.이 글에서는 실패와 실수에서 출발했지만 오히려 브랜드 자산을 키운 세 가지 사례, 듀오링고(Duolingo), 리틀 문스(Little Moons), 잭슨스 비프 저키(Jackson’s Beef Jerky)를 살펴본다. 세 브랜드가 어떻게 “지우고 싶은 오류”를 “돈이 되는 서사”로 바꾸었는지, 그리고 이 과정이 왜 AI만으..
덜 팔수록 더 강해지는 브랜드 – 파타고니아가 창업자에게 묻는 것 3-1 덜 팔수록 더 강해지는 브랜드 – 파타고니아가 창업자에게 묻는 것 1. 블랙프라이데이 한가운데 등장한 한 줄의 반역해마다 11월이면 전 세계 유통업계는 같은 말로 외칩니다.“지금 안 사면 손해입니다.”“마지막 세일, 최대 몇 퍼센트 할인.”소비자는 그날만큼은 합리성을 잠시 내려두고, 카트에 물건을 가득 담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블랙프라이데이는 단순한 세일이 아니라 성장 그래프를 한 번에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타이밍입니다. 실적 발표 때 투자자에게 보여줄 숫자, 임원들의 보너스, 다음 해 예산이 이 시기의 매출에 달려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2011년, 미국 뉴욕타임스 지면 한가운데에 전혀 다른 문장이 등장합니다.“Don’t buy this jacket.”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광고의 주인공은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