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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행진 (Sheep Parade)/제1장: 전략의 죽음

그들이 말하지 않은 실패들

1-2. 추락 없는 성공은 없다

성공 서사의 거짓말

서점의 경영 코너를 걸어본 적이 있는가. 반짝이는 표지들이 당신을 유혹한다. “10년 만에 매출 1000억 달성한 비결”, “글로벌 1위 기업의 전략”, “실패하지 않는 경영의 법칙”. 제목만 봐도 가슴이 뛴다. 마치 이 책만 읽으면 당신도 그들처럼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잠깐, 한번 생각해보자. 그 화려한 성공 스토리 어디에도 ‘실패’라는 단어는 보이지 않는다. 초라한 순간, 부끄러운 실수, 절망적이었던 그 시절은 모두 깨끗하게 지워져 있다. 마치 처음부터 성공이 예정되어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이건 사기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반쪽짜리 진실’이다.

 

성공 서사의 거짓말 — 반짝이는 책 표지들

 

성공한 기업들은 과거를 돌아보며 성공 요인을 멋지게 포장한다. 전략적 선택, 혁신적 마인드, 탁월한 리더십.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십 번의 좌절, 수백 번의 실패, 수천 번의 자기 의심이 있다. 그건 ‘스토리에 방해가 되니까’ 삭제된다. 왜냐하면 실패담은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의 월요일 아침은 ‘전략 회의’가 아니라 고객 클레임, 직원 퇴사, 자금 부족으로 시작된다. AI가 완벽한 전략을 짜주는 시대지만, 그 전략을 실행하고 버티는 건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진짜 경쟁력은 실패를 견디는 힘이다.


정점에서의 추락: 넷플릭스

2011년,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DVD 배송 사업을 ‘퀵스터(Qwikster)’로 분리했다. 동시에 가격은 60% 인상됐다. 결과는 참혹했다. 고객들은 분노했고, 80만 명이 구독을 해지했다. 주가는 77% 폭락했다. 회사 역사상 최악의 분기였다.

 

CEO의 사과

 

헤이스팅스는 두 번이나 공개 사과했다. “나는 실수했습니다(I messed up). 우리는 고객을 존중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비판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그는 계획을 철회했다. 단 23일 만이었다. 그 치욕의 사건은 지금 넷플릭스의 공식 연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그러나 그 실패가 넷플릭스를 강하게 만들었다. 헤이스팅스는 훗날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빨리 움직이는 것과 너무 빨리 움직이는 것의 차이를 배웠습니다.”

오늘날 넷플릭스는 2억 명 이상의 구독자를 가진 스트리밍 제국이 되었지만, 그 영광 뒤에는 주가가 77% 폭락하던 그날의 공포가 있다. 이것이 진짜 성공 스토리다. 깨끗하지 않고, 멋지지도 않지만 진실한 이야기다.


처음부터 지옥: 에어비앤비

2007년, 샌프란시스코의 두 청년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는 집세를 내지 못했다. 절박한 상황에서 그들은 ‘거실에 에어매트를 깔고 아침을 제공하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에어비앤비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그건 혁신이 아니라 생존이었다.

투자를 받기 위해 7명의 투자자에게 제안했지만, 5명은 거절하고 2명은 답이 없었다. 신용카드는 한도까지 채웠고, 결국 그들은 시리얼 박스를 만들어 팔았다. “Obama O’s”와 “Cap’n McCain’s” — 대선 시즌을 이용한 한정판이었다. 직접 봉인하고 직접 팔았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1,000개를 전부 팔아 3만 달러를 벌었다.

 

시리얼 창업가

 

그들은 ‘시리얼 창업가(Cereal Entrepreneur)’가 되었다. 이 엉뚱한 시도가 Y Combinator의 폴 그레이엄에게 인상 깊게 남았다. “바퀴벌레 같네요. 절대 죽지 않아.” 그는 2만 달러를 투자했고, 그것이 에어비앤비의 첫 자금이었다.

그들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숙소를 찍고, 호스트를 만나 맥주를 마시며 대화했다. 규모 확장이 안 되는 일을 하라는 조언을 실행했다. 그 끈질김이 회사를 살렸다. 2024년, 에어비앤비의 시가총액은 800억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그들의 공식 소개에는 시리얼 이야기는 없다. 그건 너무 초라하니까.

 


그리고, 당신.

넷플릭스는 정점에서 추락했고, 에어비앤비는 절망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둘 다 포기하지 않았다. 성공의 비결은 전략이 아니라 끈질김이었다. 실패를 인정하고, 방향을 바꾸며, 다시 일어서는 힘.

 

문을 두드리는 창업자

 

AI가 전략을 주는 시대다. 하지만 AI는 당신을 대신해 일어서지 못한다. 80만 명이 떠난 그날을 견디는 것도, 7번의 거절을 버티는 것도, 당신만이 할 수 있다.

 

바퀴벌레처럼 버티는 끈질김

 

 

당신이 포기하지 않는다면, 경쟁자들이 먼저 포기한다. 그들은 ChatGPT를 쓰지만, 시리얼을 팔 용기는 없다. 바퀴벌레처럼 살아남는 끈질김이 결국 당신을 승자로 만든다.


끈질김의 세 가지 조건

  • 실패를 인정하는 용기 —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처럼 실수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라.
  • 방향을 바꾸는 유연함 — 에어비앤비처럼 시장을 보며 빠르게 수정하라.
  • 다시 일어서는 집요함 — 7번 거절당해도 8번째 문을 두드려라.

진짜 성공은 실패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끌어안고 일어서는 것이다.


당신의 실패는 수치가 아니라 증거다. 당신이 진짜로 도전하고 있다는 증거. 넷플릭스의 퀵스터 실패, 에어비앤비의 시리얼 박스, 그리고 당신의 지금 이 순간까지 — 이 모든 것은 ‘성공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바로 그 자체가 성공의 일부다.

추락 없는 성공은 없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자는 결국 일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