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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행진 (Sheep Parade)/제1장: 전략의 죽음

일주일만에 만든 웹사이트가 500억이 된 이야기

1-3. 일주일짜리 웹사이트가 계획서 없이 시작해 500억을 만든 이야기

당신은 이것을 사겠는가

당신 앞에 한 명의 창업자가 나타났다. 그는 웹사이트 하나를 가지고 왔다. 개발 소요기간은 일주일도 되지 않았다. 성장 로드맵도 없고, 사업 계획서도 없다. 시장 조사도, 경쟁 분석도, 재무 예측도 없다. 단 하나의 문장만 있다. “전문가와 고객을 연결한다.”

그리고 그가 묻는다. “이 웹사이트를 사서 운영하시겠습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젓는다. 투자자들은 더욱 단호하게 거절한다. MBA에서 배운 모든 공식이 “거절하라”고 속삭인다. 그러나 2012년, 경상남도 진주에서 이 ‘무모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 사람이 있었다. 크몽의 창업자다.

 

금새 만든 웹사이트 제얀 당신이라면 투자하겠는가

 

그는 완벽한 계획 대신 불완전한 실행을 택했다. 두꺼운 사업 계획서 대신 일주일 만에 만든 웹사이트를 시장에 던졌다. 그리고 12년 뒤, 그 일주일짜리 웹사이트는 매출 500억 원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5천 원의 실험과 시장의 응답

초기 크몽의 전략은 극도로 단순했다. 모든 서비스를 5천 원으로 통일한 것이다. 로고 디자인, 번역, 코딩 — 전부 5천 원이었다. “가격 차별화가 없고 수익 모델이 불분명하다”는 비판이 나올 법했지만, 크몽에게 이 가격은 실험이었다. 질문이었다.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전문가 서비스를 구매할까?”

 


“어떤 서비스가 진짜 수요가 있을까?”

시장은 대답했다. 거래가 일어났다. 작았지만 반복되었다. 어떤 서비스는 빠르게 팔렸고, 어떤 것은 팔리지 않았다. 크몽은 이 모든 데이터를 기록하고 즉시 수정했다. 계획 대신 관찰, 분석 대신 실행이었다.

그 결과, 2016년 이후 크몽은 ‘5천 원 재능 마켓’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전환했다. 개인 소비자 중심에서 기업 고객 중심으로 확장한 것이다. 현재 크몽은 디자인, IT, 마케팅, 번역, 영상 등 700개 이상의 카테고리를 보유하고 있다. 2025년 기준 회원 수는 400만 명을 넘어섰다. 이것은 계획의 결과가 아니라 시장의 반응이었다.


73억 적자에서 첫 흑자까지의 여정

2022년, 크몽은 7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많은 이들이 의문을 제기했다. “이 모델이 작동하는가?” “언제 흑자를 낼 것인가?”

실패에서 배운다

 

그러나 크몽은 멈추지 않았다. 데이터를 해부했다. 어떤 마케팅이 효과적인지, 어떤 공급자가 장기적으로 남는지, 어떤 카테고리가 수익성이 높은지를 찾아냈다. 그리고 과감하게 방향을 바꿨다. 그 결과 2023년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36.4% 증가한 334억 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은 73억 원에서 7억 원으로 줄었고, 2024년에는 첫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일주일 만에 만든 웹사이트가 12년 만에 흑자 기업이 되었다. 크몽은 ‘실패’를 피하지 않았다. 실패를 피드백으로 삼아 배웠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교과서였다.


시장이 말해준 B2B의 기회

크몽은 처음부터 기업 고객을 겨냥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이 먼저 움직였다. 스타트업, 중견기업, 대기업이 순차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크몽은 이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기업 고객은 프로젝트 규모가 크고, 예산이 명확하며, 재구매율이 높았다. 변동성이 적었고, 신뢰가 중요했다.

 

B2B로의 전환

 

그 결과, 2023년 엔터프라이즈 거래액은 100억 원을 돌파했다. KB그룹, 넥슨, 포스코 등 주요 기업이 고객으로 합류했다. 프로젝트 완수율은 97%에 달했고, 계약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주일이었다.

이 모든 것은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 시장이 먼저 신호를 보냈고, 크몽은 들었다. 그리고 즉시 반응했다. 크몽의 성공은 ‘예측’이 아니라 ‘감지’의 결과였다.


상처받는 용기와 규제의 교훈

2025년, 공정거래위원회는 크몽을 포함한 재능마켓 플랫폼들의 약관을 심사했다. 그 결과 크몽은 26개의 불공정 조항에 대해 시정 명령을 받았다. 기업 이미지에 타격이 예상됐다. 하지만 크몽은 이를 위기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신뢰를 강화할 기회로 삼았다.

 

실행의 힘

 

약관을 전면 개정하고, 책임 범위를 명확히 했다. 고객 보호 체계를 강화했다. 규제를 ‘비용’이 아닌 ‘시장의 요구 수준’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 결과, B2B 거래 신뢰도는 오히려 높아졌다. 2024년 크몽은 ‘대한민국 성장 챔피언’과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시장은 늘 새로운 요구를 던진다. 빠르게 앞서가면 상처를 입지만, 그 상처가 결국 신뢰와 성장을 만든다.


일주일짜리 웹사이트가 증명한 것

2012년, 단 일주일 만에 만들어진 웹사이트.
2024년, 매출 500억 원.
이 두 숫자 사이에는 12년의 실행과 수정이 있었다.

크몽은 계획서를 쓰지 않았다. 대신 만들었다. 출시했다. 관찰했다. 그리고 매일 고쳤다. 계획보다 빠른 실행, 예측보다 빠른 학습. 그것이 크몽이 증명한 공식이다.

완벽한 계획은 안전해 보인다. 그러나 그 안전함이 오히려 위험하다. 당신이 계획서를 쓰는 6개월 동안, 누군가는 시장에서 6개월치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완벽한 계획은 당신을 똑똑하게 만들지만, 시장은 빠른 사람을 선택한다.

이제 질문을 바꿔보자.
“일주일 만에 만든 웹사이트, 계획도 없이 판다면 사겠는가?”
그보다는 이렇게 물어야 한다.
“거래가 일어나고 있는가?”
“수정 속도가 빠른가?”
“시장의 신호를 듣고 있는가?”

그렇다면, 사라.

 


완벽보다 빠른 학습

당신에게도 일주일짜리 아이디어가 있을 것이다. 완벽하지 않고, 검증되지 않고, 두렵다. 하지만 크몽이 보여주었다. 완벽한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빠른 실행이다.

실패는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배우기 위한 수업이다. 완벽한 계획은 안전을 약속하지만, 진짜 성공은 빠른 실패에서 배운다.

크몽은 그것을 증명했다.
일주일짜리 웹사이트가 500억 원을 만든다는 사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