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의 나라에서 배움의 나라로
1. 한국 사회는 너무 피곤하다
이 나라는 끝없는 비교 위에 서 있다. 사람들은 대학 입시에서 시작해 직장, 집값, 자녀 교육, 노후까지 끊임없이 서로를 비교하며 산다. 그 비교의 끝에는 아무도 웃지 않는다. 우리는 다 같이 패배자가 된다.
이 사회는 불평등을 ‘능력 차이’라는 말로 포장하고, 좌절을 ‘노력 부족’으로 돌린다. 그러나 진실은 단순하다. 구조는 이미 기울어 있다. 한쪽은 넘쳐흐르고, 다른 한쪽은 마른 땅처럼 갈라진다. 그리고 그 마른 땅 위에서 학교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는 통계가 아니라, 희망이 줄어드는 속도의 이름이다.
한국 사회는 지금 ‘인재’보다 ‘순위’를 키우고 있다. 대학은 배움의 공간이 아니라 경쟁의 종착점이 되어버렸다. 그 피로가 세대를 무너뜨리고, 지역을 비우고, 결국 스스로의 근간을 갉아먹고 있다.

2. 배움은 살아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배움은 강의실 안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사람과 지역, 산업이 살아 움직이는 현장에서 피어난다.
대학이 진정으로 살아나려면, 더 이상 '입시의 끝'이 아니라 ‘변화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지방대학은 경쟁의 변두리가 아니라, 지역 생태계의 중심이어야 한다. 산업은 그 대학과 손을 잡고 새로운 길을 설계해야 한다. 기업은 학위가 아니라,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는 창의적 파트너를 필요로 한다.

배움은 닫힌 문 안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장에서, 공장에서, 골목에서,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대학이 마을로 내려와야 하고, 마을이 대학을 품어야 한다. 그렇게 지역은 다시 숨을 쉬게 된다. 그곳에서 탄생하는 것은 단순한 인재가 아니라 ‘함께 사는 인간’이다.
3. 더 많은 예산이 아니라, 더 깊은 용기
이제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용기다. 정부와 지자체는 대학을 보조금 대상이 아닌, 혁신의 파트너로 바라봐야 한다. 예산은 밑 빠진 독에 붓는 물이 아니라, 불씨를 살리는 투자여야 한다.

한국 사회는 이제 묻지 말아야 한다. “얼마나 더 경쟁할 수 있는가?” 대신 “무엇을 함께 만들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산업이 숨 쉬어야 대학이 존재한다. 그리고 대학이 존재해야, 인간의 꿈이 다시 자란다.
비교의 사회는 결국 아무도 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협력의 사회는 모두를 일으킨다. 지금 이 시대의 진짜 개혁은 더 많은 계획이 아니라, 더 큰 결심이다. 대학이 다시 사람을 향하고, 배움이 다시 지역을 품을 때 — 우리는 마침내 ‘비교의 나라’에서 ‘배움의 나라’로 나아갈 수 있다.
진짜 혁신은 용기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용기는 언제나 지역에서 피어난다.
'생각 (Think) > 사람 (Hum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명품 가방 대신 경험을 사는 시대 2026 럭셔리 트렌드 (0) | 2025.11.15 |
|---|---|
| 40대여, 이제 ‘영포티’를 갈망하지 말고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워보자 (0) | 2025.11.05 |
| 더 이상 작아질 수 없는 칩, 더 커져야 할 우리의 질문들 (0) | 2025.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