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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Interview)

이본 쉬나드 가상인터뷰

Stray Interview 001

이본 쉬나드
“끝까지 다른 길을 택한 창업자”

이 글은 실제 파타고니아 _ 이본 쉬나드가 여러 매체(NPR ‘How I Built This’, Climate One, McKinsey 인터뷰 등)에서 한 발언과 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질문을 새로 짜서 재구성한 Q&A 형식입니다. 답변은 모두 실제 발언을 한국어로 옮긴 요약이며, 임의로 지어낸 내용은 없습니다.

 


Q1. ‘마지못해 사업가가 된 사람(reluctant businessman)’이라고 스스로를 부른 이유가 뭔가요?

스트레이 쉽
처음부터 “창업가가 되겠다”는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마지못해 사업가가 된 사람(reluctant businessman)”이라고 부르신 이유가 뭔가요?

 

이본 쉬나드
처음엔 사업가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하고 싶었던 건 그저 바위 타고, 서핑하고, 강에서 낚시하는 일이었죠. 그런데 당시 클라이밍 장비가 너무 형편없고, 바위를 망가뜨리는 걸 보고 “내가 더 나은 걸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대장간을 차리고 피톤과 카라비너 같은 장비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저와 친구들이 쓸 장비를 만들다 보니, 어느 순간 사람들이 “이거 어디서 샀냐”고 묻고,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죠. 그때서야 “아, 나 사업가가 되어버렸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나중에 저는 “나는 원래 모험가이자 장인이었고, 사업가는 마지못해 하게 된 역할”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Q2. 파타고니아(Patagonia)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스트레이 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출발점도 “필요해서 만들다 보니 사업이 되었다”는 흐름인가요?

 

이본 쉬나드
그렇습니다. 1960년대 미국에는 클라이머가 많지 않았고, 장비는 대부분 유럽에서 들여왔습니다. 그런데 유럽산 피톤은 한 번 쓰고 바위에 박아둔 채 두고 가는 걸 전제로 만들어졌어요. 우리는 존 뮤어 같은 자연 보호 철학의 영향을 받아, “바위를 망가뜨리지 않고, 흔적을 남기지 말자”는 쪽이었죠.

그래서 여러 번 뺐다 끼웠다 할 수 있는 강한 합금 피톤을 직접 설계해서 만들었고, 그게 미국 시장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팔리게 됩니다.

의류 쪽은 스코틀랜드에 갔을 때 가게에서 럭비 셔츠를 보고 시작됐어요. 목 부분이 튼튼하고 색이 강렬해서 “이거야말로 클라이밍 셔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남자 스포츠웨어는 회색 스웻셔츠·스웻팬츠가 거의 전부였거든요. 제가 그 셔츠를 입고 다니니까 사람들이 어디서 샀냐고 묻고, 조금씩 들여와 팔기 시작한 게 의류 사업의 시작이었죠.

브랜드 이름 ‘파타고니아’는 남미를 6개월 동안 차로 여행하면서, 칠레 남부와 파타고니아 지역의 바람·산·날씨에 완전히 매료된 경험에서 나왔습니다. 그 험하고 변덕스러운 환경에서 쓸 옷을 만들고 싶어서 그 이름을 붙였습니다.

Q3. 성장 위기를 겪으면서 무엇을 배웠나요?

스트레이 쉽
파타고니아는 한 번 큰 성장 위기를 겪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때 어떤 일이 있었나요?

 

이본 쉬나드
우리가 너무 빨리 자랐던 시기가 있었어요. 연 50% 성장하던 때였죠. 그런데 그렇게 빨리 성장하면, 곧 자기 돈(유보이익)만으로는 감당이 안 됩니다. 어느 해에는 50% 성장을 예상하고 재고와 조직을 다 키웠는데, 실제로는 25%만 성장했어요.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은데, 그 차이 때문에 현금이 모자라기 시작한 겁니다. 게다가 경기침체까지 겹쳤고요.

 

은행에서 더는 돈을 빌려주지 않으려 했고, 우리는 친구들에게서 개인 대출을 받으면서 버텨야 했습니다. 가족처럼 지내던 직원을 해고해야 했던 건 정말 힘들었어요. 그때 깨달았죠. “우리는 그냥 성장을 위해 성장하고 있었다”는 걸요.

그래서 그 이후에는 이렇게 정했습니다.
“우리는 100년 동안 존재할 회사를 만들겠다. 모든 의사결정은, 이 회사가 100년 뒤에도 살아 있을 거라는 가정 아래에서만 한다.”

이후로는 성장 속도를 줄이고,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을 일을 더 명확하게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저는 “기업이 100년 가려면 끝없는 성장을 쫓아서는 안 된다. 모든 비즈니스에는 ‘적정 규모’가 있고, 그걸 넘어가면 죽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본쉬나드 _ 파타고니아

 

Q4. 파타고니아의 미션 “우리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사업을 한다”는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나요?

스트레이 쉽
파타고니아의 공식 미션이 “우리는 우리의 집, 지구를 구하기 위해 사업을 한다(We’re in business to save our home planet)”입니다. 이 말이 실제 경영에서 어떤 선택으로 이어지나요?

 

이본 쉬나드
그 문장은 그냥 멋있는 문구가 아니라, 아주 실질적인 질문이에요.

“우리가 무엇을 가져오고, 언제·어떻게 만들고, 무엇을 버리는지가 윤리의 문제다.” 저는 그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 질문을 제품·소재·에너지·공급망 전체에 적용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일들이죠.

  • 일반 면화가 환경에 끼치는 피해를 문제로 보고, 훨씬 비싸더라도 유기농 면으로 전환했습니다.
  • 매출의 최소 1%를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1% for the Planet’에 참여해 스스로에게 일종의 “지구 세금(earth tax)”을 부과해 왔습니다.
  • 수선·중고·재활용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 사는 것”보다 “오래 쓰고 고치는 것”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제품을 팔지만, 동시에 그 제품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고객이 입던 재킷을 수선해주고, 중고로 다시 판매하고, 완전히 못 쓰게 되면 재활용해 새로운 옷을 만듭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하는 일이 완전히 ‘지속가능하다’고 착각하진 않습니다. 맥킨지 인터뷰에서 저는 “어떤 기업도 완전히 지속가능하다고 믿어선 안 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건 끝이 없는 오르막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Q5. “Don’t Buy This Jacket” 캠페인은 어떻게 나온 건가요?

스트레이 쉽
2011년 블랙프라이데이에 뉴욕타임스에 “Don’t Buy This Jacket(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라는 광고를 실었습니다. 왜 그런 선택을 한 건가요?

 

이본 쉬나드
그 광고는 사람들이 소비의 결과를 생각하게 만들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습관처럼 사들이는 문화를 문제라고 봅니다. 어떤 인터뷰에서 저는,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은 “덜 사되, 더 좋은 것을 사라(buy less, but buy better)”라는 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광고가 아이러니하게도 재킷 판매를 늘렸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우리의 본래 의도는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가?”를 스스로 묻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유기농 면과 더 나은 소재를 쓰면, 원가가 오르고 제품은 싸게 만들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많이, 자주, 싸게 사는 옷” 대신, 정말 튼튼한 옷 몇 벌을 오래 입는 편이 환경과 사람 모두에게 낫다고 믿습니다.

Q6. 회사를 신탁과 비영리 단체에 넘긴 결정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인터뷰어
2022년에 파타고니아의 소유권을 ‘Patagonia Purpose Trust’와 비영리 단체 ‘Holdfast Collective’에 넘기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이 결정의 배경을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본 쉬나드
우리가 고민했던 건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더 많은 돈을 환경 위기를 해결하는 데 쓰고 싶다는 것. 둘째, 회사가 앞으로도 우리의 가치에서 벗어나지 않고, 50년, 100년 뒤에도 같은 방향을 유지하게 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선택지들을 검토해 보니, 우리가 원하는 걸 그대로 해낼 수 있는 구조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새로 만들어야 했어요.

지금 구조에서는
– 의결권 있는 주식은 Patagonia Purpose Trust가 가지고,
– 이익 대부분은 Holdfast Collective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과 미개발지 보호에 사용됩니다.

저는 이 구조가 “지구를 회사의 단독 주주로 만든 셈”이라고 설명해 왔습니다. 맥킨지 인터뷰에서는 “우리는 더 많은 돈을 환경 문제 해결에 투입하면서도 회사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했다. 기존에는 그런 옵션이 없어서, 우리가 직접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Q7. 파타고니아의 조직 문화는 무엇이 다른가요?

스트레이 쉽
조직 문화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많습니다. 특히 ‘Let My People Go Surfing(내 사람들을 서핑하러 보내라)’라는 철학은 상징적입니다. 실제로 회사는 어떻게 운영되나요?

 

이본 쉬나드
우리는 권위주의를 싫어하는 사람들입니다. 누가 누구에게 명령하는 회사를 원하지 않았죠.

제가 쓴 책 제목이 ‘Let My People Go Surfing’인데, 실제로 회사에는 “서핑이 좋으면, 당장 나가서 타라. 아이가 아프면, 바로 집에 가서 돌봐라. 나는 일이 끝나기만 하면 된다”는 정책이 있습니다.

저는 우리 조직을 개미집에 비유한 적이 있습니다. 개미집엔 여왕개미가 있지만, 지시하는 ‘보스’는 없잖아요. 각 개미가 자기 역할을 알고,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움직일 뿐입니다. 우리는 그런 방식의 자율적인 조직을 지향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독립적이고, 자기 동기가 강하고, 우리가 하려는 일을 믿는 사람”을 뽑으려고 합니다. 맥킨지 인터뷰에서는 “파타고니아 직원은 일과 놀이의 경계가 흐려질 정도로 일 자체를 즐기고, 독립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셔츠 한 벌이든 매장 디스플레이든 ‘퀄리티’에 집착하는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한 심리학자가 우리 직원을 분석하고 나서, “이 회사 사람들은 너무 독립적이라, 다른 회사에서는 거의 고용이 안 될 정도”라는 말을 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Q8. 오늘날 경영자들이 스스로에게 매일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면요?

인터뷰어
마지막으로, 요즘 사업을 하는 경영자·창업자들이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본 쉬나드
맥킨지 인터뷰에서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처음 사업을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지, 매일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무엇을 위해 거기에 있는가?”

회사에 분명한 가치와 미션이 있고, 직원들이 그 미션을 진짜로 중요하게 생각할 때, 모두가 더 열심히 일하게 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또 하나는 이것입니다.

 

 

우리는 수십 년 동안 “지구에 옳은 일을 하는 것이 동시에 수익성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 했습니다. 그게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참고 자료

이 인터뷰는 다음 공개 자료 속 이본 쉬나드의 실제 발언과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구성되었습니다.

  • McKinsey & Company, “Patagonia shows how turning a profit doesn’t have to cost the Earth” (2023.04.20 인터뷰)
  • NPR / How I Built This with Guy Raz, “Patagonia: Yvon Chouinard” 에피소드 (전체 트랜스크립트 기반 요약)
  • Climate One, “Yvon Chouinard: Giving It All Away” (2016년 대담 및 2022년 재편집분 트랜스크립트)
  • Patagonia 공식 자료: “We’re in business to save our home planet”, 1% for the Planet, Don’t Buy This Jacket 캠페인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