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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y Sh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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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가 디지털을 이기는 순간: AI 시대에 남는 것들 6-3 아날로그가 디지털을 이기는 순간: AI 시대에 남는 것들AI가 다 알려주는 시대, 그런데 왜 사람들은 다시 아날로그를 찾을까지금은 검색창에 몇 글자만 넣어도, 인공지능이 “이렇게 하면 잘 팔린다”는 전략을 쏟아내는 시대다. 음악 비즈니스를 묻으면 스트리밍 구독, 추천 알고리즘, 플레이리스트 전략을 말해 주고, 사진 비즈니스를 묻으면 카메라 앱, 필터, 클라우드 백업을 이야기한다. 서점을 묻으면 온라인 서점, 전자책, 구독 모델이 당연한 답처럼 따라 나온다. 그런데 숫자를 들여다보면 이상한 풍경이 보인다. CD가 사라진 줄 알았는데, LP(바이닐) 판매는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모두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시대에, 후지필름 인스탁스(즉석카메라)는 네 해 연속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린다. ..
AI 최적화 시대의 ‘맛있는 편향’ 6-2 수제 맥주가 이기는 순간: AI 최적화 시대의 ‘맛있는 편향’한 잔의 맥주, 왜 다 비슷해졌을까맥주는 데이터로 설명하기 좋은 상품이다. 도수, 쓴맛, 색, 탄산감, 용량, 가격, 계절, 안주, 유통 채널까지 모두 숫자로 바꿀 수 있다. 그래서 대기업 맥주 회사들은 일찍부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무난하게 마실 수 있는 한 잔”을 찾아왔다. 평균 취향을 향해 쓴맛과 도수를 조정하고, 제조·물류·마케팅까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여기에 인공지능이 더해지면서 이 흐름은 더 강해졌다. 편의점 POS, 마트 판매 로그, 배달앱 주문, SNS 언급 데이터를 AI가 한 번에 읽어내면 곧바로 이런 식의 답을 내놓는다. “이 도수, 이 가격, 이 쓴맛, 이 패키지가 가장 잘 팔릴 ..
슬로우 패션 vs 패스트 패션, AI 시대에 왜 ‘느림’이 무기가 되는가 6-1 슬로우 패션 vs 패스트 패션, AI 시대에 왜 ‘느림’이 무기가 되는가옷장은 가득한데, 입을 옷은 없는 시대지금 패션 시장은 거의 게임처럼 돌아간다. 검색어와 해시태그, 장바구니와 클릭 수가 실시간으로 모이고, 이 데이터는 며칠 혹은 몇 주 안에 새 옷으로 변해 다시 화면에 올라온다. 초저가로 수천 가지를 쏟아내는 초(超)패스트 패션 플랫폼까지 합세하면서, 소비자는 언제든 손가락만 움직이면 새로운 옷을 살 수 있는 환경 속에 살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옷장은 꽉 찼는데, 정작 입을 옷이 없다.” 세일 때 충동적으로 샀지만 한두 번밖에 안 입은 옷, 유행이 너무 빨리 지나가 그대로 구석에 밀려난 셔츠, 작년과 재작년의 ‘신상’들이 켜켜이 쌓여 있는 옷장. ..
AI가 완벽을 만든 뒤, 세상은 실수에 열광할 것이다. 4.4 AI가 완벽을 만든 뒤, 세상은 실수에 열광할 것이다.듀오링고·리틀 문스·잭슨스 비프 저키인공지능이 브랜딩과 마케팅 전략을 설계하는 시대가 되었다. 광고 문구, 타깃 설정, 캠페인 일정까지 AI가 추천해 주면서 많은 기업이 비슷한 방향으로 쏠리고 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요즘 소비자의 머릿속에 남는 브랜드는 매끄럽게 최적화된 곳보다 어딘가 삐끗한 흔적이 있는 곳인 경우가 많다.이 글에서는 실패와 실수에서 출발했지만 오히려 브랜드 자산을 키운 세 가지 사례, 듀오링고(Duolingo), 리틀 문스(Little Moons), 잭슨스 비프 저키(Jackson’s Beef Jerky)를 살펴본다. 세 브랜드가 어떻게 “지우고 싶은 오류”를 “돈이 되는 서사”로 바꾸었는지, 그리고 이 과정이 왜 AI만으..
못생긴 당근이 더 비싼 시대 5-4. 못생긴 당근이 더 비싼 시대시장에 가면 사람들은 오랫동안 같은 행동을 해왔다.반듯한 사과, 매끈한 오이, 흠집 없는 당근을 골라 담았고, 조금만 찌그러지거나 색이 고르지 않으면 본능적으로 손이 멈추곤 했다. “왠지 덜 신선해 보인다”라는 판단이 먼저 작동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른 풍경이 나타나기 시작했다.온라인몰과 동네 마켓, 구독 서비스에서 ‘못난이 박스’, ‘어글리 박스’라는 이름으로 모양이 삐뚤빼뚤한 채소들이 하나의 독립된 상품군으로 등장하고 있다. 국내 설문 조사 결과, 최근 6개월 안에 못난이 농산물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응답자의 절반을 넘어섰고, 그 이유로 “고물가 시대의 합리적인 선택”, “환경을 고려한 소비”가 함께 언급되었다.못난이 농산물 정기배송 서비스 ..
라이카가 디지털을 거부하는 이유 라이카5-2 라이카가 디지털을 거부하는 이유느림이 만든 럭셔리: 라이카가 증명한 불완전함의 가치오늘날 카메라 산업은 '더 빠르고, 더 정확하고, 더 자동화된' 기술을 향해 나아간다. AI 기반 시스템은 효율을 극대화하며 실패 없는 촬영을 약속한다. 구글 Pixel 9 시리즈는 AI Night Sight Panorama로 저조도 촬영을 혁신한다.반면 라이카는 이 흐름을 거부한다. 2024/25 회계연도 매출은 7.6% 증가한 5억 9,600만 유로를 기록했다. 이전 2023/24 연도는 14% 성장한 5억 5,400만 유로로 사상 최고 실적이다. 이는 기술 경쟁을 피한 브랜드가 시장에서 빛난다는 역설을 보여준다. 라이카의 선택은 '불편함을 남기는 것'이다. 수동 포커스와 노출 조절은 속도를 늦춘다. 이는..
킨포크 문화와 불완전함: AI 최적화 시대에 남겨진 틈 5-3. 킨포크 문화와 불완전함: AI 최적화 시대에 남겨진 틈킨포크가 보여준 장면, AI가 계산하는 세계오늘날 우리의 하루는 알고리즘이 정한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네이버, 쿠팡, 넷플릭스 등 첫 화면은 모두 AI가 계산한 우선순위이다. 2024년 SAS·콜먼 파크스 조사 결과, 전 세계 마케팅 조직의 90%가 2025년까지 생성형 AI에 투자한다. 이미 80% 이상이 일상 업무에 사용한다. AI 개인화 캠페인을 도입한 기업은 평균 1.7배 높은 전환율을 기록한다(BrandXR). 2024년 블랙프라이데이에서는 AI 챗봇 도입 리테일러가 9% 높은 전환율을 보인다(배런스).같은 화면 안에서 흰 벽, 나무 식탁, 자연광이 흘러드는 여백 많은 장면이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그것이 바로 킨포크(Kinfo..
정답의 감옥을 탈출하라: 매끈한 세계에서 늑대로 살아남기 "완벽함이란 더 이상 더할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완성된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5- 1. 완벽의 역설: 소름 끼치도록 조용한 '정답'의 방서울 도심의 마천루, 30층에 위치한 대기업의 전략 회의실. 두꺼운 방음 유리 너머로 도시는 바쁘게 돌아가지만, 이 방 안은 무거운 침묵만이 감돈다. 은은한 조명 아래, 대형 스크린에는 인공지능(AI)이 밤새 분석해 낸 '2025년 브랜드 전략 보고서'가 푸른 빛을 내뿜으며 떠 있다. 보고서는 아름답다 못해 성스럽기까지 하다. 지난 10년간 축적된 소비자 구매 데이터, 소셜 미디어를 휩쓴 키워드의 파동, 경쟁사들의 미세한 가격 변동까지... 수억 개의 데이터를 갈아 넣어 도출한 '최적의 해(Optimal Solution)'가 그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