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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y Sh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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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k Owens 소파에 누워 인터뷰한 릭 오웬스 Rick Owens가 증명한 ‘다름의 가치’프롤로그: 이상한 인터뷰 한 편요즘 유튜브에는 인터뷰 영상 하나가 떠오르고 있습니다.주인공은 릭 오웬스(Rick Owens).그는 세계 패션계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보그(Vogue)』의 편집장 앙드레 레옹 탤리(André Leon Talley) 앞에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가 이상합니다. 정자세로 앉아 있지 않고, 소파에 반쯤 누워 있는 겁니다.그의 태도는 건방지지도, 두렵지도 않은 묘한 여유로움이었습니다.글로벌 패션 제국을 운영하는 인물입니다.그는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1. 반전의 서사릭 오웬스의 브랜드 Owenscorp Italia는 2023년 기준 1억 3천만 유로(약 1,9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직영 매장은 파리, 런던, 도쿄 등 전..
브랜드는 왜 줄이 가장 길 때 무너지는가 줄의 역설2025년 여름, 서울 안국동에서 시작해 전국 7개 매장을 운영하던 한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의 인천점에서 26세 직원이 숙소에서 사망했다. 사망 전 일주일간 그는 80시간 가까이 일했다. 물리적으로 일주일이 168시간이니, 매일 10시간 이상 일한 셈이다.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런던베이글- 이 브랜드는 '베이글 열풍'을 주도했고, SNS에서 끊임없이 회자됐으며, 매장 앞엔 늘 줄이 섰다. 브랜딩은 완벽했다. 그런데 최근 3년간 60여건이 넘는 산재가 발생했고, 전부 승인됐다. 한 해만 거의 30건. 심지어 '산재 논란'으로 유명한 대형 제빵 기업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줄은 성공의 증거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줄 뒤에서 무언가가 무너지고 있었다.보이는 것과 작동하는 것PwC가 2023년 발..
롤링스톤이 박힌 돌을 이기는 이유 2-4. 롤링스톤이 박힌 돌을 이기는 이유한때 산업의 목표는 단 하나였다. ‘완벽함’. 더 빠르고, 더 정교하고, 더 오류 없는 시스템이 신뢰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지금, 완벽은 더 이상 성장의 엔진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을 소거하는 장치가 되었다. 서비스는 매끄럽지만 따뜻하지 않고, 제품은 정확하지만 감동이 없다. 고객은 효율의 세계 속에서 점점 더 자신이 불필요한 존재처럼 느끼기 시작했다. “내가 이 브랜드와 연결되어 있는가?” 이 질문이 떠오르는 순간, 고객은 이미 마음이 떠난다. 산업이 완벽함으로 스스로를 닫아갈수록, 인간은 감정이라는 통로로 그 틈을 연다. 그리고 바로 그 틈으로 ‘굴러온 돌’이 들어온다.완벽보다 따뜻함을 택한 브랜드들‘박힌 돌’은 시스템을 믿었다. 수많은 절차와 표준, 내부 ..
데이터가 하는 거짓말 2-2. 데이터가 하는 거짓말고객이 원하는 것을 왜 만들면 안되는가 데이터는 의사결정의 등불이지만, 그 빛만 따라가면 발밑의 턱에 걸려 넘어질 때가 많습니다. 숫자는 무엇을 보여주지만, 왜를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이 글은 그 간극을 다룹니다. 1. 숫자가 맞아도 사람이 틀릴 수 있다2011년 넷플릭스는 파일럿도 없이 하우스 오브 카드를 한 시즌 통째로 주문했습니다. 겉보기엔 무모했지만, 그들은 단순한 히스토리컬 데이터 이상의 것을 봤습니다. 구독자들이 어떤 톤, 어떤 감독의 호흡, 어떤 배우의 캐릭터에 끌리는지—숫자 뒤의 맥락과 이유를 해석했습니다. 결과는 성공이었죠.반면 퀴비(Quibi)는 “모바일·숏폼·프리미엄”이라는 조사 결과와 높은 사전 의향을 믿고 론칭했지만, 실제 결제 앞에서 사람들은 유튜브..
고객은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모른다. 2-1.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른다“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라.”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비즈니스 서적, 멘토의 강연마다 반복되는 문장이다. 하지만 이 단순해 보이는 원칙에는 치명적인 함정이 숨어 있다. 고객은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모른다. 헨리 포드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냐고 물었다면, 그들은 더 빠른 말을 원한다고 했을 것이다.” 혁신의 상징처럼 인용되는 이 문장은 사실 헨리 포드의 말이 아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Patrick Vlaskovits는 이 인용의 출처를 추적했지만, 포드의 자서전이나 공식 기록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 문장이 처음 등장한 건 포드가 세상을 떠난 지 50년이 지난 2001년, 한 영국 마케팅 잡지의 편지란이었다.오히려 포..
고객이 없는 혁신의 무덤 1-4. 한국 스타트업 90%가 망하는 진짜 이유첫 번째 함정: 고객이 없는 혁신의 무덤서울 강남의 한 코워킹스페이스. 늦은 밤 형광등 아래 세 명의 창업자가 열띤 토론을 벌인다. 화이트보드는 복잡한 기술 구조로 가득하고, 노트북 화면에는 수백 줄의 코드가 빼곡하다. 그들은 자신들이 만드는 플랫폼이 세상을 바꿀 거라 확신한다. 블록체인과 AI를 결합한 혁신 기술, 특허 출원까지 마친 독창적 알고리즘, 그리고 명문대 출신의 완벽한 팀 조합. 겉보기엔 모든 게 완벽했다.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스타트업의 5년 생존율은 29.2%에 불과하다. 10곳 중 7곳이 5년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진다. 그 뜨거운 열정 뒤에는 싸늘하게 식어버린 수많은 꿈이 묻혀 있다. 6개월 후, 그들..
일주일만에 만든 웹사이트가 500억이 된 이야기 1-3. 일주일짜리 웹사이트가 계획서 없이 시작해 500억을 만든 이야기당신은 이것을 사겠는가당신 앞에 한 명의 창업자가 나타났다. 그는 웹사이트 하나를 가지고 왔다. 개발 소요기간은 일주일도 되지 않았다. 성장 로드맵도 없고, 사업 계획서도 없다. 시장 조사도, 경쟁 분석도, 재무 예측도 없다. 단 하나의 문장만 있다. “전문가와 고객을 연결한다.”그리고 그가 묻는다. “이 웹사이트를 사서 운영하시겠습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젓는다. 투자자들은 더욱 단호하게 거절한다. MBA에서 배운 모든 공식이 “거절하라”고 속삭인다. 그러나 2012년, 경상남도 진주에서 이 ‘무모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 사람이 있었다. 크몽의 창업자다. 그는 완벽한 계획 대신 불완전한 실행을 택했다. 두꺼운 사업 계..
그들이 말하지 않은 실패들 1-2. 추락 없는 성공은 없다성공 서사의 거짓말서점의 경영 코너를 걸어본 적이 있는가. 반짝이는 표지들이 당신을 유혹한다. “10년 만에 매출 1000억 달성한 비결”, “글로벌 1위 기업의 전략”, “실패하지 않는 경영의 법칙”. 제목만 봐도 가슴이 뛴다. 마치 이 책만 읽으면 당신도 그들처럼 될 수 있을 것 같다.하지만 잠깐, 한번 생각해보자. 그 화려한 성공 스토리 어디에도 ‘실패’라는 단어는 보이지 않는다. 초라한 순간, 부끄러운 실수, 절망적이었던 그 시절은 모두 깨끗하게 지워져 있다. 마치 처음부터 성공이 예정되어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이건 사기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반쪽짜리 진실’이다. 성공한 기업들은 과거를 돌아보며 성공 요인을 멋지게 포장한다. 전략적 선택, 혁신적 마인드, 탁..